우리 몸의 뼈는 몇 개일까? 뼈의 모든 것 A to Z
사람의 몸은 그 얼개가 건물과 비슷합니다. 수십층 짜리의 큰 건물을 짓는 것을 보면, 제일 먼저 땅을 파서 지반을 다지고 그 위에 넓적한 철근 들보를 얽어 높다랗게 뼈대를 세웁니다(뼈). 다음에는 콘크리트로 살을 붙이고(근육), 수도관(혈관), 전깃줄(신경)이 건물의 구석구석을 감아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건물의 바깥면은 타일이나 유리로 예쁘게 단장을 합니다(피부). 이 때 철근 들보가 건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듯이 인체의 뼈도 몸을 지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뼈의 구조와 구성
몸의 얼개인 뼈는 태아일 때는 350개쯤 되지만 봉합, 퇴화 등의 생리현상을 겪고 어른이 되면서 206개로 줄어듭니다. 모든 뼈는 처음에 연골(물렁뼈)에서 시작하여 경골이 되지만, 그냥 연골 그 자체로 남는 것도 많습니다. 연골은 척추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조직인데, 사람의 연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 기질이 투명한 초자(유리)연골로, 관절연골, 늑골연골(갈비뼈연골), 기관지연골, 후두연골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연골들은 상어, 홍어, 사오리와 같은 연골어류의 뼈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탄성연골은 코, 귓바퀴, 후두개, 겉귀길(귀지가 생기는 곳), 유스타키오관과 같으 곳에 분포하는데 탄력성이 매우 적어 딱딱하고 강합니다. 셋째, 섬유성연골은 척추 사이에 끼어 있는 디스크로 매우 질긴 성질을 갖기 때문에 경골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뼈는 지방 등의 유기물이 35%, 칼슘과 인이 주가 되는 무기질이 45%, 물 20%로 구성되어 있어, 인체의 조직 가운데 물의 함량이 가장 낮은 조직입니다.
뼈의 역할
뼈가 하는 역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뼈는 인체의 근간을 이루며 키가 크거나 작은 것을 결정합니다. 다리의 뼈가 길면 키가 크고 짧으면 키가 작은 것인데,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의 앉은 키가 비슷하다는 것만 봐도 다리의 길이가 키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뼈는 몸의 길이 외에도 형태를 결정합니다. 예쁘다, 못생겼다고 하는 얼굴의 모양도 실제로는 얼굴뼈가 어떻게 생겼으며 거기에 근육이 어떻게 달라붙었느냐가 좌우하는 것입니다.
또한 뼈는 내부 기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머리뼈(두개골)는 뇌를 보호하고, 갈비뼈는 심장, 허파, 간을 에워싸서 보호합니다.
뼈는 운동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다리로 걷고, 손으로 잡고, 허리를 굽히고 펴고, 팔을 돌리는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근육의 수축과 이완 없이는 뼈의 운동도 불가능합니다. 뼈와 뼈를 연결시키는 것은 강한 섬유질로 된 인대(ligament)이고 근육을 뼈에 붙이는 것 역시 질긴 힘줄인데, 뼈에는 반드시 길항근(한쪽이 수축하면 다른 쪽은 이완하는 근육)이 붙어 있어 뼈를 움직이게 합니다.
뼈는 또한 저장 역할도 합니다. 우리 몸에 있는 칼슘의 99%, 인산염의 90%가 뼈에 들어 있는데, 특히 칼슘이온은 뼈를 구성하는 것 외에도 혈액응고, 근육수축, 심장박동, 신경 흥분전달 등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질입니다.
뼈는 조혈작용(혈액 속의 혈구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합니다. 뼈가 생기기 전에는 지라(비장)에서 혈구들이 생성되지만, 어린 아이일 때는 거의 모든 뼈에서 조혈이 일어납니다. 어린 아이들의 뼈는 뼛속이 붉은 색을 띠는 적골수인데, 성인이 되면서 대부분의 작은 뼈는 뼛속 골수에 지방이 침착되어 황골수가 됩니다. 그 결과 조혈기능을 잃게 되어 주로 아주 큰 뼈인 골반과 척추에서만 조혈이 일어나게 됩니다.
뼈의 대사조절
운동을 할 때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뼈의 딱딱한 정도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무중력 상태인 우주선 속에서 우주인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의 필요성이 매우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만일 우주인이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뼈에서 칼슘이 녹아 나와 오줌으로 다 배출되고 말 것입니다. 여성들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생식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갑자기 감소되면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와 뼛속이 텅 비게 되는 골다공증이 일어나는데 골다공증이 심하면 뼈가 쉽게 부러지고 으스러지게 됩니다.
뼈에 칼슘이 들어가느냐 나오느냐 하는 것은 일종의 적응반응으로, 실제로 이 반응에는 여러 종류의 호르몬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데, 너무 많이 분비되면 뼈가 과다한 성장을 하여 거인이 되고 반대로 너무 적게 분비되면 뼈가 짧은 난쟁이가 됩니다. 사실 성장호르몬이 직접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간에서 소마토메딘(somatomedin)이라는 중간 대사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뼈의 성장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뇌하수체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생긴 성호르몬이 어릴 때는 뼈의 양끝에서 성장이 얼아나게 하고 성인이 되면 성장을 정지시키는 일도 합니다. 또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칼시토닌(calcitonin)은 파골세포의 활성도를 억제하여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부갑상선호르몬은 혈액 속에 칼슘이 부족하면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을 늘려서 파골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켜 뼈에서 혈액으로 칼슘이 나오게 합니다. 만약 혈액에 칼슘의 농도가 높으면 이 호르몬의 분비도 감소하기 때문에 파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는 것이 억제됩니다. 뼈와 피 사이의 칼슘 농도 조절에도 이렇게 여러 종류의 호르몬이 작용하여 끊임없이 칼슘의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뼈의 구조와 구성, 역할, 그리고 대사조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뼈 건강은 우리의 삶과 직결됩니다. 골다공증 등의 뼈 질환이 생기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뼈 건강을 생각해서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뼈 건강을 위해서 우유 등의 유제품이나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몸의 산도(산성화)를 높이는데 적정 산도유지를 위하여 뼛 속의 칼슘(염기성)이 빠지게 됩니다.
